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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바다(202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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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산에 작성일21-01-21 23:01 조회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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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바다, 하늘, 실외, 물, 자연 [저 바다]
130.3x80.3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1
오늘은 흐름상 이 그림을 마쳐야할 날이었다. 그냥 그래야할 날이라고. 바다 그림을 꽤 그리기 시작했는데, 차가운 별빛의 바다는 동해바다를 소재로 한 것이고 따스한 바다는 두 번 다녀온 제주의 바다를 소재로 한 것이다. 그곳들의 날씨나 품성이 그러한 가보다.
흐름상 마쳐야한다는 것은, 일단 다음 작품으로 이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그림은 이 지점에서 마치고 천천히 살펴보며 다시 본다는 것이다. 나중 다시 보아 특별히 손 댈곳 없으면 사인하는 것이고, 아니면 거의 전체를 손 대어야하는데 그럴 일이 차차 줄어들기를 바란다.
오늘은 작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넉넉히 두세시간이면 마치리라. 근데... 그것이 아니었다. 세시간 네시간.. 어, 이게... 배가 꼬르륵 거렸다. 이때에 뭔가를 먹는다는 것은 오늘 예정한 그림을 접는 다는 것이다. 나는 일단 내일부터는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물을 마구 마시며... 이제 거진 다 되었다..
마무리하기 한 10분여전...
투박한 소음.. 마스크를 쓴 한 사내..
어? 지금 이 시각 작업실에.. 누가? 멍.. 하는데, 마스크를 벗은 사네.
어, 모세형아닌가?
어어... 모세형..
꿈인듯 싶었다. 형, 잠깐만 지둘려요. 내 지금, 요 그림 일단 마쳐야한다.... 잠깐만 지둘려요? 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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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잠시 다녀가셨고..
나는 옛 추억에 잠긴다.
12년 전의 일이다.
모든 것들이 하염없이 한 해가 지나가고.. 그래도 새해에는 그림을 그려야하지 않겠느냐. 물감도 무엇도 다 떨어져버렸다. 아내에게 '빛을 내어보시오'
어렵게 아내가 말하길.. 은행으론 단 얼마도 빛을 낼 수 없다.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연말 년시 죽어라 쏘주를 마셨겠지. 그날 새해벽두에 오전 10시경 집전화는 자꾸 울리는데.. 아무도 받지를 않았다. 간신히 전화를 받았다.
그 전화가 저 머나먼 남쪽나라 부산이란 곳에서 들려온 한 사내의 목소리였다. 졸다가 깬 전화로 시작된 그날 하루....
전화로 연통되었으며 서로가 흡수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얼굴도 모르는,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모세란 형님은...
내 그림을, 그저 실물 그림을 하나도 안 본채로 내가 보내준 그림 이미지만으로 부산지역에, 그의 사업하는 지인들에게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한 육개월 만인가.. 몇 개월 만인가.
아니, 한 삼개월 정도인듯 싶다.
형편없이 정처없이 머물던 그림들이... 모세형님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했다.
내가 미쳐 잠에서 못깨는 시각에.. 형님은 회사에 출근해서..
"야, 중기야.. 니 그림 그 그림 싸이지 우째 되노? 어제 몇 점 팔았으니까.. 오늘은...."
이 형님은, 정말 뭔가에 씌어버린 것이다.
그때 형님이 부산지역에... 내 그림창고에 같혀버리다시피한 그림들이 두대의 탑차로 운송되었고 나는 상당한 빛을 탕감할 수 있었으며 그로부터 기사회생하였다.
그 그림이 부산에 가도록, 형님과 나는 만난 적이 없으니 얼굴조차 몰랐다.
그날의 그 일을 나는
모세의 기적이라 부른다.
오늘도 사업때문에 부산에서.. 광양으로..
광양에서, 오늘 이곳까지.. 무려 운전만 9시간 걸리는 와중에..
중기야,
오늘 동해가는 길에.. 니 잠깐 보고싶어서 전화없이 들려봤다.
이러한 기적들로 인해 해마다 나는 죽은 듯이 조용히 내 작업실에 머물러서도 내가 가는 길을 지탱해왔다. 모세형 고마워요. 내일 일 무사히 마치고 또 먼 길 부산으로 귀향하세요.
나는 형한테 맨날 받기만하고 준 것이 없네.
고맙십니데이~
사랑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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