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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기차는 떠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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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산에 작성일20-12-25 17:05 조회1,3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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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스케치 하나를 마쳤다.
경험칙상 한 그림의 절반을 온 것이다.
그런데 실전에 다가설 때 그 절반은 아예 잊어버려야 한다. 매 순간이 실전이고 그림을 마쳤다싶을 때에도 실전이어야 하는 것이다.
내 그림에 대해 사실 그대로의 풍경이냐고 자주 묻곤한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그림의 경우 교회당 십자가 건물과 그 앞의 나무 한 그루 만이 정직한 실존이다. 나머진 가공의 것이되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2012년부터의 자료는 보관이 되어있다. 여기저기 다니며 찍어된 수천 장의 사진들의 어느 한 곳이 이 그림을 위해 소환이 된다.
이 그림의 형상은 거의 이대로 재현될 것이다.
기차는 우에서 좌로 떠나가고 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좌에서 우로 떠나가되 꼬리가 길지 않을 것이다. 눈발이 휘날리는 여백을 좀 더 많이 둘 것이다.
어떤 색감이 어떻게 구현될런지는 그려 보기 전에는 모른다. 끝날 때까지 모른다. 그래서 매순간 실전이라는 것이다.
메세지는 분명하여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아무 것도 아닌 허공을 다짐하는 것도 하나의 분명한 메세지이다. 애매모호함을 나는 잘 견디지 못한다. 이 그림의 메세지는 그야말로 분명하다. 송구영신~ 결별할 것들과 새로 맞을 것을 다짐하는 연말이 아닌가.
나는 이후 내 그림의 드러냄이 사실 적이길 원하며,
그 곳에 어떤 문학의 향기랄까... 그것이 함께하길 바란다.
쌍두마차... 이것이면 분명하고 족할 것이다.
그 밖의 것은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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