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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개인전소개기사/ 양평시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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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산에 작성일17-06-27 13:42 조회2,8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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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 가득한 화폭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기사승인 2017.06.21  10:01:16

- 작게+ 크게- 지평면 어울림미술관서 백중기 개인전

자연의 순수함과 가보지 않은 길 추구

 

미술관 안은 바이올린 선율을 타고 ‘배롱나무숲’을 지나 ‘팔월’ 푸르른 날의 소식이 들리는 듯하다. 밖은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불볕더위지만 미술관 안은 신기하게 에어컨도 없이 춥다. 지평면 수곡리 미술관 앞에 마치 배롱나무 숲이 만든 그늘이 느껴지고, 강원 영월 동강에서 불어오는 듯 시원한 바람이 분다.

서양화가 백중기의 제21회 개인전이 다음달 9일까지 지평면 수곡리 어울림미술관(관장 정혜경)에서 열린다. 강원 영월에서 자연을 대상으로 작업하는 백 화백의 이번 전시에는 여름에 피는 꽃 배롱나무를 그린 ‘배롱나무숲’을 비롯해 ‘홍매’ 등 20여 점의 최근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의 정서를 두터운 마티에르 기법으로 켜켜이 찍어 그린 풍경들은 그가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가보지 않은 길’을 추구하는 작업정신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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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 100×80.3㎝, acrylic on canvas, 2016

백중기는 지난 7일 끝난 제20회 개인전(가평 아침고요수목원내 모닝캄(Morning Calm) 갤러리)에 따스한 색감의 풍성한 꽃나무 그림들을 선보여 관람객들을 봄꽃에 취하게 했다. 이번 전시는 영월 산간 작업실에서 두문불출하던 작가가 지난해와 올해 초 바다가 있는 도시로 떠난 스케치 여행의 결과물이다.

작품 ‘동피랑’은 통영 중앙어시장 뒷산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동쪽 벼랑 위의 마을)을 그린 것인데, 그는 동피랑을 관람자들에게 정겨운 우리 이웃마을로 재탄생시켜놓았다. 지붕 위에 ‘순정다방’ 간판이 걸린 한적힌 시골 길가의 외딴집, 하얀 메밀꽃밭으로 둘러싸인 시골집, 석양에 하늘과 바다가 온통 푸른빛으로 뒤덮인 바닷가 풍경 등이 보는 이들의 눈을 매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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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바다, 130.3×89.4㎝, acrylic on canvas, 2017

백 화백은 작업노트에 “내 옆엔 늘 어린 꼬마아이 하나 있다. 이 아이의 동그란 얼굴은 산속 맑은 시냇물에 어리는 달님과 같고 여린 몸은 신 새벽 처음 우는 종달새의 몸짓을 닮았다”면서 “내 그림의 실상은 이 아이의 몸짓과 소망하는 꿈으로부터 상당히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업은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꼬마아이’처럼 늘 티 없이 맑은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을 추구하고 있다. 또 밤하늘에 무수히 떠있는 별을 헤며 숲속 오솔길을 걸으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분신인 꼬마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의 동무인 별님 달님과 함께 벗하여 노닐자. 시냇물 맑고 종달새 지저귀는 그 숲속과 더불어 기쁜 일이 많을 게다.”

 

시인 최돈선과 함께 걷는 ‘한강수야’ 일행부터
트럭카페 몰고 다니는 커피여행자 이담까지…
반가운 얼굴들 전시 개막식에

 

백중기 개인전 개막식이 열린 지난 10일, 어울림미술관에 각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소설가 이외수가 “내 운명을 바꾸어준 사람”이라고 했던 시인 최돈선과, 지난해 3월 그가 제안해 한강 발원지 태백 검룡소에서 강화까지 3년 계획으로 걷는 ‘한강수야’ 회원들이 지평면 수곡리 어울림미술관을 찾았다. 최돈선 시인의 시집 중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해냄 펴냄)는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처절한 독백, 불완전한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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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지평면 수곡리 어울림미술관에서 열린 백중기 개인전 오프닝 행사 장면.

5년째 트럭카페를 몰고 다니는 커피여행자 이담(본명 이종진)도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펴낸 책 ‘바람커피;로드’는 그 기록이다. 집이 있는 하남시를 거점 삼아 전국 곳곳을 도는데, 아버지 고향이 개군면이란다. 맛있는 커피와 좋은 사람들이 만나 환한 미소가 공간을 채운다. 행복과 즐거움의 연속이다. 그가 말하는 ‘커피의 힘’이다.

싱그러운 목소리의 가수 디안(Dian)의 노래는 향긋한 커피 한 모금과 잘 어울렸고, 최근 첫 시집 ‘밥이 예수다’(북인 펴냄)를 발간한 바둑인 출신 손종수 시인도 어울림미술관을 방문했다. 또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명수 심리기획자 부부도 정혜경 관장이 있는 어울림미술관을 찾아 전시 개막식에 함께했다. 

용은성 기자 yes@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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