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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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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산에 작성일17-03-09 12:21 조회7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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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작가노트]

내 옆엔 늘 어린 꼬마아이 하나 있다. 이 아이의 동그란 얼굴은 산속 맑은 시냇물에 어리는 달님과 같고 여린 몸은 신 새벽 처음 우는 종달새의 몸짓을 닮았지.

아지랑이 봄바람 불어 올 때면 뒷동산에 올라 양지바른 곳에서 태평하게 낮잠을 즐기는 묘한 아이이기도 하지. 동트는 햇살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님은 모두가 이 녀석의 동무이지. 아 그런데 어둠속 나무아래 홀로 고개 숙여 웅크린 녀석은 때때로 외롭고 서러워라.

이 아이는 아주 까마득한 옛날 어느 때로부터 홀연히 왔다. 온 곳을 알지 못하니 어디로 홀연히 떠날 런지 알지 못한다. 다만 늘 내 곁에 있을 뿐이다. 그 세월이 길고 정들어서 헤어짐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은 내 머리 백발이 되어도 옆에 있을 것이 분명하니까, 이 어린놈이 함께 놀자하는 어리광을 당해낼 재주가 없는 것이다.

내 그림의 실상은 이 어린아이의 몸짓과 그가 소망하는 꿈으로부터 상당히 비롯된 것이다. 나는 자꾸 늙고 이마에 주름살이 깊고 21세기 문명에 허덕이는데, 이 어린놈은 내 손을 잡고 인적 없이 드문 산속의 동산 오솔길 숲속을 걷자고 한다.

나는 이 어린 아이가 예쁘고 가여워 차마 그 손을 뿌리칠 수 없다. 내가 무엇을 그리던, 제법 황량한 곳에 머물던, 이 문명이란 것의 찬란한 유혹에 합세하여 정신 줄을 가끔 놓을 때, 그때마다 이 어린 아이는 내게 고사리 손을 내민다. 始原의 그 어느 날 서늘한 바람을 함께 맞자한다.

그래 함께 가자. 내 거친 손은 너의 아담한 손을 잡을 때마다 행복했으니까. 내가 때로 거친 대지위에 홀로 고달플 때, 그 들판 속으로 돌진하여 비바람을 맞을 때, 내 욕망이 화를 불러 힘겨워할 때 너 또한 외롭고 슬플 테니까. 너의 동무인 별님 달님과 함께 벗하여 노닐자. 시냇물 맑고 종달새 지저귀는 그 숲속과 더불어 기쁜 일이 많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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